퀄리티 투자/가치평가

연금자산 수익을 조심해서 봐야 하는 이유

Forest2 2026. 1. 28. 20:34

확정급여형(DB) 연금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의 손익계산서에는
연금자산 기대수익(expected return on plan assets)이라는 항목이 등장한다.

 

이 항목은 연금비용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을 늘려 보이게 만든다.

 

문제는 이 숫자가 영업의 성과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수 있음에도,
상당한 비중으로 이익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아래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이 항목은 특히 주의해서 봐야 한다.


1. 연금자산 수익이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연금비용은 연금자산의 기대수익만큼 감소한다.
연금자산 규모가 크고 기대수익률이 높을수록,
기업의 비용은 줄어들고 이익은 늘어난다.

 

1990년대 주식시장 상승기에는
연금펀드가 주식에 대거 투자하면서 자산 규모가 급격히 커졌고,
이에 따라 연금자산 기대수익도 비정상적으로 커졌다.


실제 사례

GE (2001년)

근무원가: 8.84억 달러

연금채무 이자: 20.65억 달러

연금자산 기대수익: 43.27억 달러

 

결과적으로 순연금비용은 오히려 20.95억 달러의 이익이었다.

 

이 연금이익은 손익계산서에서 다른 비용과 상계 처리되었고,
연금자산 기대수익만으로도 법인세 차감 전 이익의 22%에 달했다.


IBM (1998년)

근무원가: 9.31억 달러

연금채무 이자: 34.74억 달러

연금자산 기대수익: 48.62억 달러

 

연금자산 기대수익은

영업이익 대비 53.1%

이후 1999~2001년에도 매년 45~57% 수준

 

이익의 절반 이상이 연금펀드 운용 성과에서 나온 셈이다.

 


해석

연금자산 수익은

제품을 팔아서 번 돈도 아니고,

서비스 경쟁력에서 나온 돈도 아니다

 

이는 연금펀드를 운용한 결과다.

 

따라서 이 항목을 포함한 이익으로 영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면,
본업의 실력이 과대평가된다.

 

손익 분석 시 연금자산 기대수익은

영업성과에서 분리해서 봐야 한다.


2. 연금자산 수익은 ‘연쇄 착시’를 만들 수 있다

주식시장이 과열된 상황을 가정해 보자:

주가 상승

-> 연금펀드 자산 가치 상승

-> 연금자산 기대수익 증가

-> 연금비용 감소

-> 기업 이익 증가

-> 이익 증가를 근거로 주가 재평가

-> 다시 주가 상승

 

이 구조에서는 주가 상승이 이익을 만들고,

그 이익이 다시 주가를 정당화한다.

분석이 순환논리에 빠지는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
연금펀드가 해당 기업 또는 상관관계가 높은 주식에 투자되어 있다면
이 착시는 더욱 심해진다.

 

미국에서는 연금펀드가 자사주를 10%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제한되어 있지만,
유사 산업, 동조화된 주식에 투자하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의 가치는 주가 상승 자체가 아니라,

본업에서 현금을 창출하는 능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기억하라.

 


3. 기대수익률 가정은 쉽게 왜곡될 수 있다

연금자산 기대수익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연금자산 시장가치 × 기대수익률

 

여기서 문제는 기대수익률 자체가 추정치라는 점이다.
이 수치는 경영진의 가정에 따라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

기대수익률의 변화

1980년대 초: 약 7%

1990년대 후반: 10% 이상 사용 사례 다수

 

예시:

Exxon: 7% → 9.5%

GM: 6% → 10%

GE: 6% → 9.5%

IBM: 4.8% → 10%

 

같은 기간
장기 국채 수익률은 8% -> 5.5%로 하락했다.

 

즉, 시장 금리는 낮아졌는데
연금자산 기대수익률은 오히려 공격적으로 높아졌다.

 


그 이후 벌어진 일

2000년대 초 버블이 붕괴되면서 연금자산 실제 수익률은 급락하였고,

많은 경우 큰 손실 발생하였으며,

기대수익률도 하향 조정되었다.

 

그 결과 연금이익 급감하고,

과거 이익이 과대계상되었음이 드러났다.

 

그리고 상당수 기업에서 연금부채 과소적립 문제 표면화되었다.

 

연금회계를 이해하고 있었다면 이 시나리오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정리

연금자산 기대수익은 회계상 이익에는 포함되지만,
영업의 질을 평가하는 데는 매우 위험한 항목이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연금자산 수익은 본업에서 나온 이익이 아니다.

2. 주식시장 과열기에는 이익을 크게 왜곡한다.

3. 기대수익률 가정은 쉽게 낙관적으로 변한다.

4. 거품 붕괴 후에는 과거 이익이 허상이었음이 드러난다.

 

손익계산서를 볼 때 연금자산 기대수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출처와 지속 가능성을 분해해서 보는 것이 재무제표 분석의 출발점이다.


# 연금비용의 종류와 주의점

https://blog.naver.com/dailyreview7/224163158543

 

연금비용(pension expense)을 숫자 하나로 보면 안 되는 이유

재무제표에서 연금비용(pension expense)은 보통 영업비용 한 줄로 제시된다. 그러나 이 숫자는 단일한 비...

blog.naver.com